'씹을거리'에 해당되는 글 12건

  1. 2008.08.20 선배들, 기자 할 맛 나겠다 (3)
  2. 2008.08.04 [인턴이야기1]섭이는 제일 많이 배우고 있다. (6)
  3. 2008.08.01 선배들은 부끄러웠다. (3)
  4. 2008.08.01 인턴일기 시작하기 (1)
  5. 2008.07.18 국회의 중심에서 ‘세상’을 바꾸다.
  6. 2008.07.15 내 소중한 발바닥의 기록
  7. 2008.07.07 강북구의회가 구민을 사랑한다구요?
  8. 2008.07.06 부처님의 힘으로 촛불소녀를 지킨다.
  9. 2008.07.06 광장에서 술을 치우라는 아저씨, 누구?
  10. 2008.07.05 “손에 없어도, 우리의 눈 속에 촛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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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취재원이 보내주신 문자. 오랫동안 곱씹고 곱씹을게다.



날짜가 벌써 많이 지났다.
저 문자를 받고 바로 '인턴일기'를 쓰고싶었으나, 번호 모자이크 처리를 한다는 것이
미루고 미루다 오늘에서야 손을 댔다.

47호 시사IN에서 '장기파업노동자'의 정신건강에 대한 기사가 '표지이야기'로 나갔다.
이랜드, KTX, 코스콤 장기파업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정신건강에 관련한 설문조사를 하게 하고
그 결과에 대한 표본으로 기사를 쓰는 것이 큰 줄기였다.
인턴 세 명은 각 사업장의 노동자 가운데 스트레스가 높은 후보군 중 한 명씩을 정해,
그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일을 했다.

어디 하나 쉬운 곳 있겠냐마는,
막상 일년도 넘게 장기파업을 진행해 온 이랜드 노동자를 만난다는 것이
여간 부담이 되는 것이 아니었다.

전날 잠도 설치고,
약속시간보다 1시간30분을 일찍 나간 것에 비해서
인터뷰는 생각보다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농담도 하고, 공공의 적도 만들며
꽤 오랜 시간을 취재원과 함께 있었다. 다음엔 꼭 맥주 한 잔 하자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

문제는 <취재 그 후>였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어떻게' 다뤄야겠지는 감이 잡히지 않는 것이었다.
내 감정을 완전히 숨기지도, 드러내지도 못하고
취재원의 입장을 완전히 녹이지도, 빼내지도 못했다.
"어쩐지 취재를 너무 즐겁게 했다 싶었어!"

결과적으로 시간은 흐르고, 기사도 지면에 나왔다.
술 약속을 한 취재원에게도 기사가 나온 시사IN 47호를 보냈다.

그리고, 위의 문자가 왔다.

한페이지도 채 되지 않는 기사, 뒷모습만 나온 사진.
기사가 나온다고 장기파업이 끝나는 것도 아니고, 이랜드 사장이 사과를 할 것도 아니다.
취재원은 내게 그저 '이야기'를 주었고, 난 그것으로 그저 '기사'를 썼다.
그리고 나에겐 '문자'가 왔다.
"보내준 시사인 잘 받아서 잘 읽었어요.
난상인터뷰를 잘 정리해줘서 고맙구, 내용도 감동. 더운데 건강조심"

누군가 기자를 '월급쟁이'라고 했다.
이제 누구도 기자를 '지사(士)'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기술직일 뿐이라고.
어쩐지 께름칙했던 이 '기자정신 회의론'은 저 문자 도착 후 말끔하게 끝났다.
그냥 참 좋더라, 좋아, 좋아서 그냥 좋고, 그래서 또 좋고. 지금도 좋다.

예의상 보낸 문자에 너무 들떴다고 할지 모르겠다, 맞는 말이기도 하다.
근데도 저런 문자 종종 받으며 기자생활 하고 있는 선배들이 마냥 부러운 건
철이 없어서인가, 단순해서인가. 큭큭




<시사IN 47호> 장기파업 노동자 정신건강 기사보기
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2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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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변기자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좋겠네. 저런게 진짜 할맛나게 하지.
    송기자 화이팅!

    2008.08.25 11:34
  2. 혈액형맹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흠, 이런 일이 있었네? 함께 진행한 사람으로서 꽤 뿌듯한 일이로군, 내게도 좀 알려주지... 그런데 기자질 하면서 저런 문자 받을 일은 별로 없으이. 그대가 '잘' 했기 때문이겠지. 말대로 저 문자메시지를 '잊지 않기를!'.

    2008.08.27 20:53
  3. 티니위니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얼 쏭~~ ㅋㅋ

    2008.09.0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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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에서 아주머니에게 인터뷰 거절 당한 섭이, 표정 참 예술이다.


 
시사IN인턴은 총 5명이다. 남자 둘, 여자 셋이다.
다섯명 다 어쩌면 개성이 이리도 뚜렷한지, 서로서로 보며 신기한 적도 여러 번이다.

오늘은 그 중 '섭이'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섭이' 는 우리(인턴)끼리 부르는 일종의 별명이다.
나에겐 오빠지만 나 역시 '섭이'라 부른다. 그냥 '섭이'가 고유명사가 되버린 것이다.

한 달여간 봐 온 섭이는

1. 모든 음식을 먹으며 '맛있다'라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그가 인턴생활을 하며 먹었던 것 중에 '맛있다'고 평하지 않은 음식은 샌드위치뿐이다.)
2. 일명 'B급 감성'을 지녔다. (스스로가 B급 영화, B급 캐릭터가 좋다고 이야기한다.)
3. 맥주(를 비롯한 술)를 정말 사랑한다.
4. 별로 걱정이 없다.


이런 아이다.

섭이에게 요즘 새로운 별명이 생겼는데, 그것이 바로 '킬(KILL)섭'이다.
킬(KILL)을 당한 횟수가 우리(인턴)보다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

언론사에서는 기사나 아이템이 통과되지 못할 때
킬(KILL)이다, 혹은 킬(KILL)됐다. 하고 이야기한다.
그러니 섭이는 우리 중 기사도 가장 많이 통과되지 못했고, 아이템도....그런 셈이다.
하지만 그걸로 섭이는 우울해하거나 고민하지 않는다.
앞서 말했듯 섭이는 별 걱정이 없는 아이이고, 우리가 '킬섭'이라고 놀린다고 '꿍'하고 있거나
'분노심'을 활활 태우는 그런 아이는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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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의 한 복판에서 섭이. 마감시간은 다가오고, 인터뷰는 못하고. '등'에 표정이 서려있다.



사실 인턴일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지난 금요일 섭이를 따라 강남에 다녀와서 생각한 것이다.
그 때 찍은 사진이 재미있어서 블로그에 올리고 싶어졌기 때문.

이 날(지난주 금요일)은 교육감 선거결과에 대해(강남에서 왜 기호1번의 몰표가 나왔을까)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으러 간 것이었다. 약 3시간을 강남 거리를 걸었지만 이렇다 할 인터뷰를 하지 못하고 마감시간만 다가오고 있었다. 위 사진은 그런 섭이의 안타까운 심정이 묻어있는 사진이다.

등이 울고 있는 것 같지 않나, 큭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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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타기도 하고, 알콜이 필요하기도 하고. 섭이의 맥주사랑.


별로 건진 것 없이 이 날 취재가 끝났다.
취재가 끝나자 섭이는 캔맥주를 사서 마셨다.
저러다가 정말 캔까지 마셔버릴 것 같다..
참 소탈한 섭이, 캔맥주 하나 마시곤 다시 몸도 마음도 회복되었다.


이러쿵 저러쿵 섭이를 놀리긴 해도
난 개인적으로 섭이가 제일 부럽다.
난 사실 겁이 많은 편이다.
누군가 나에 대해 좋은 의도건 나쁜 의도건 '아프게' 말하는 것을 힘들어한다.
아닌 척 해도 속으로는 그런 말을 듣고 끙끙 앓는다, 아주 심하게.
그래서 킬을 당해도, 킬을 당했다고 놀려도 '하하' 웃을줄 아는 섭이가 참 부럽다.
물론 섭이도 속으론 아파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면 더 대단하다.
아픈 걸 '하하' 웃을 수 있는 그 여유가 말이다.

오늘 섭이는 인턴 커뮤니티에 이런 글을 올렸다.

<'킬' 선생이란 '명예의 전당'에 오르며.>

- 도입, 갈등상황을 다루려면 최근 상황을 다뤄라
- 사실 확인을 제대로 해라
종부세의 경우라면, 강남 어느 아파트에 사는 지, 얼마나 살았는지 등
- 익명을 요구할 경우 최소 성씨라도 알아내라
- 이러한 기초적 확인 없는 기사는 신뢰성을 주지 못 한다.
- 인터뷰어의 워딩이 너무 현실적이지 않다. 너무 전문가적인 멘트는 바람직하지 않다.
현실성을 살려야
- 설문 조사 결과를 쓸때는 무조건 한꺼번에 몰아 쓰는 게 아니라 기사 흐름에 맞게 써라
- 기사 구성의 유의해라
- 기사 아이템을 선정함에 있어, 기존에 나왔던 방향이라면 과감히 킬해라
- 선배가 지시할 경우, 그 기사의 방향을 제대로 이해하고 가라, 모르면 물어라

생각해 보면, 정말 당연한 것들인데 확인을 하지 않은 게 너무 아쉽습니다.
다른 인턴분들은 저같은 실수를 범해 '킬' 당하지 마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


정말 우리 중에 제일 많이 배우고 있는 사람은 '킬'선생, 섭이인가보다.


나도 킬 좀 당하고 자랑스럽게 일기써야지, 토이토이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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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은하언니바라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킬섭.감명깊게읽었고요.
    전 일단 이 기사에 이 노래를 추천합니다.
    주유소습격사건 o.s.t - 해뜰날
    http://blog.naver.com/jilago?Redirect=Log&logNo=40050379878
    좀 더 덜 직접적이었음 했는데. 아직 선곡이 서툴러서. 좀 더 찾아보고 커밍순.ㅋ

    2008.08.05 00:19
  2. 송은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아요, 좋아요. 혹 노래를 찾아서 보내줄 수 있으면 더 감사하겠어요^-^

    2008.08.05 00:24 신고
  3. 변태섭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킬 선생' 등장! 글 쓰느라 수고했다. 아하하하-
    나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가 적어 좀 아쉽구만.

    다른 인턴이야기도 기대할께. 유후후후
    그나저나 이제 인턴 기간도 정말 얼마 안 남았구나. ^-^

    2008.08.05 09:25
  4. 챨순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잼있네용~ ㅋㅋㅋㅋㅋ

    2008.08.05 10:58
  5. 무적전설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쿠쿡.. 태섭씨가 나중에는 더 좋은기사를 쓸수 있는 원동력이 될거라 믿어요.

    2008.08.05 12:51
  6. 변기자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게 있었네. 저거 내가 보낸거잖아. ㅋㅋ
    섭이 기자 등이 뭔가 말하는 것 같아..

    2008.08.25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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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에 처음 와서 선배들마다 처음 이야기는 거의 비슷했다.
"우리가 지나가면서 인사 안해도 서운해 하지마."
그래, 정말 이렇게 인사안하는 집단은 처음봤다.
한 달이 지난 지금도 아직 적응이 안된다.

이 곳은 기본적으로 인사를 참, 안한다.
출근해도 바로 자기 자리로 가서 일하고
점심시간이 되도 시간이 되는 사람끼리 나가서 밥을 먹고
외근이 필요하면 말없이 나가고
퇴근 할 때가 되면 그냥 간다.

정이 없다고 생각한 게 사실이다, 처음에.
내가 아무리 인사할 의지가 있다고 한들
'쌩'하고 지나가는 선배에게 '안녕하세요'를 외치기란
여간 쑥스러운 일이 아니다.

"아..안녕.."여기까지 말했는데
지나가버리는 선배도 있었고
"안녕하세요"했는데 지나가버린 선배도 있었다.

그게 무척이나 서운했는데
한 달이 지난 지금은 한 가지는 확실히 안다.

선배들은 인턴들의 인사를 받는 게 무척 쑥스러웠던 것이다.

인사뿐만 아니라 먼저 말거는 것도 부끄러웠나 보다.
지금이야 장난도 치고 자연스럽게 말도 걸지만
처음 1~2주는 어찌나 낯을 가리시던지.

시사인은 주간지인지라 채용이 규칙적이지 않다.
더구나 파업사태을 겪고 정신이 없었던지라
꽤 오래 신입기자를 뽑지 않았다.
작년 공개채용을 통해 들어온 신입기자 3명이
들어오기 전까지 신아무개선배는
무려 8년동안 막내기자였다고 한다.

모쪼록 그리하여,
선배들은 어린 후배(인턴기자)가 썩 편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어떻게 대해야 할지를 몰랐던 것도 사실인 듯 하다.

처음에 비하면 다들 우릴 편하게 대하고 있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우리가 인턴을 끝낼 때엔
괜찮아지시려나, 큭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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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무적전설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도 전 인사 했잖습니까? ^^:

    2008.08.04 01:20
  2. 송은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배들보단 부끄러움을 덜 타시는 듯ㅋㅋ

    2008.08.05 00:02 신고
  3. 변기자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도 처음에는 열심히 인사하다가, 이제는 인사받기 부끄러운 선배가 돼버렸다.

    2008.08.25 12:50


시사인 인턴이 합격했다는 전화를 받고,
지하철 안에서 '심하게' 큰소리로
"감사합니다."
외친 것이 벌써 한 달 하고도 수일이 지났다.

처음 보는 인턴들과
낯설어 말도 많이 못하던 걸 지금 생각하면
창피한 정도가 아니라 '모순'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인턴들과 가까워졌다.

나이가 '시간의 속도'라는데.
지난 한 달은 20km가 아니라, 200km의
초고속 질주를 해 온 것 같다.

출근 첫 날부터 '인턴일기'를 쓰리라
생각했었는데....
누굴 탓하랴, 이 놈의 '귀차니즘'.

일기는 정말 '내 것'이니까
내가 느낀 인턴생활에 대해 조금씩 적어볼까 한다.

한 달동안 시사인에서 지내면서
편집국에서, 취재현장에서, 술자리에서
느낀 것들이 많았는데,
적지 못했다.
남은 한 달(정확히는 3주)동안은
인턴생활을 조금씩 풀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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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ONG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Hey sis ! Long time no see !


    I was sure you got yr goal. Congratulations!:D
    I feel like waking up myself whenever I see U.
    "Aren't you exhausted?" I've been trying to ask you.
    You're always speeding on your life.
    How Lovely you are !!
    Your firmness, Your deligence... and yr desirable abilities ! kkk
    Keep pushing your way and thanks for letting me hit the road while I was almost going off. Wish your great luck ! C U soon :-)


    (Hopefully) Very nice Junior of yours kkk

    2008.08.07 11:09

월간 [샘터] 8월호. '선배, 밥 좀 사주세요'

국회의 중심에서 ‘세상’을 바꾸다.

-국회의원 비서관 박형민씨-


매끈한 검은색 정장 차림, 이종격투기로 다져진 다부진 몸매, 국회로 향하는 발걸음. 뭇 사람들은 이런 선배를 국회 경호원으로 자주 오인한다. 하지만, 땡! 박형민(29)선배가 일하는 곳은 국회지만 그는 경호원이 아닌 비서관이다. 비서관이라니! 범상치 않은 그의 외모와 취미는 늘 사람들에게 ‘왜 (혹은) 어떻게 비서관?!’이라는 궁금증을 갖게 한다.


“정치학 전공자로서 학문정치가 현실정치에 적용되는 과정을 탐구하고 싶다는 로망은 공부할 때도 늘 있었어. 그 과정은 의미 있는 일인 동시에 나에게 또 다른 공부가 되니까 말이야. 대학 때 밴드활동을 하고 지금 이종격투기를 하니까 내 직업에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많지. 그건 비서관에 대한 편견 때문일 거야. 사실 취미와 직업은 아무 상관없잖아?!”


선배의 말대로 국회의원 비서관 하면 사람들은 보통 ‘얌전한 사무직’이나 ‘능구렁이가 다 된 얌체’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선배는 그런 이미지가 ‘불만’이라며 비서관은 겉에서 볼 때와 차이가 크다고 강조한다. 독립된 입법기관인 국회의원을 조력해 정책과 법을 만드는 일은 창의성과 전문성을 요하는 직업이라는 것이 선배의 설명이다. 또 그렇기에 단순히 기능직으로 일하기보다 “궁합이 맞는 국회의원”과 일할 때, 훨씬 의미 있고 수월하게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선배가 말하는 현실(국회 안의)정치란, 철학이 맞는 사람들이 만나 세상을 바꾸는 일이라고.


작년 9월 국회에 들어온 선배지만, 짧은 기간 동안 선배는 일명 ‘국회의 3중고’를 모두 겪었다. 국정감사, 대선, 총선이 바로 그것. “선거는 정말 힘들었어. 다시 겪고 싶지 않을 만큼. 육체적, 정신적으로 모두 그랬지. 국회의원은 입법기관(Assemblyman)인 동시에 정치인(party member)이니까, ‘권력 재생산’이 목적이 될 수밖에 없잖아. 나 역시 의원의 낙선과 동시에 실업하는 거니까, 집착하게 되고 그런 문제들이 또 회의적으로 다가왔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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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청 앞에서 박형민 선배.




대선, 총선이 ‘심리적 압박전’이었다면 국정감사는 ‘정보의 폭로전’이라고 선배는 말한다. ‘행정부의 감시’라는 국회기능을 가장 여실히 보여주는 장(場)이자, 비서관들의 정부싸움이 가장 극렬하게 이뤄지는 기간이 바로 이 때인 것이다. 1년이 안 된 시간동안 세 가지 일을 모두 겪은 선배, 굉장한 경험 아닐까. “경험은 무슨, 일 년 사이에 몰라보게 늙었어.(웃음)”


그럼에도 이 일을 그만 두고 싶진 않단다. 세상의 변화를 만들어간다는 자부심, 그 변화를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다는 쾌감은 이 일을 안 해 본 사람은 모른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물론 국회의원의 입을 통해 비서관의 생각이 이슈화되고 공론화지만 선배는 억울하기보단 다행이라고 한다. “혹자는 억울하다고 생각하겠지. 난 오히려 내가 생각한 게 거기서 끝나지 않고 대표성을 갖게 되는 게 참 좋아. 그리고 그 생각이 국가시스템으로 작용하는 법으로 만들어진다는 건 정말 기쁜 일 아니겠어? 뭐, 아직 내 생각이 입법화된 건 없지만.(웃음)”


선배는 인턴 공채로 국회에 들어와서 비서관으로 진급한 케이스다. 국회 비서관이 되는 방법은 여러 가지지만 대게 선배처럼 공채로 뽑히거나 국회의원의 당선 전부터 함께 일하던 사람들이 비서관이 되는 것이 보통이라고 한다. 어떤 방법을 거쳐 들어오게 되더라도 비서관이 되고 나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순발력을 키우는 일’이라고 선배는 말한다. 국회는 늘 국민 모두의 시선이 향하는 곳이고 뉴스가 생산되는 곳이라 일하는 순간순간 순발력을 요하기 때문이다. 국회에선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해결해야 한다. 고민하고 대안을 생각할 시간은 없다. 그렇기에 비서관에겐 늘 준비되어 있는 자세와 순발력이 필요한 것이다. “또 한 가지 필요한 자질은 전문성이야. 국회의원은 모두 상임위활동을 하기 때문에 나만의 전문성이 있으면 많은 도움이 될 거야. 특히 자신이 속한 국회의원의 상임위 분야에 전문지식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


요즘 사회도, 국회도 어수선해 걱정이 많다는 선배는 나와의 저녁식사 후 다시 국회로 들어갔다. 저녁 7시40분, 이제 해는 뉘엿뉘엿 저무는데 국회 의원회관에는 하나씩 하나씩 전등이 켜진다. 길어지는 선배의 그림자 뒤에서 조용히 읊조려 본다. 선배, 들어가서 희망도 함께 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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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소중한 발바닥의 기록

-희망제작소 시니어 기자단 정인숙 자원활동가-


“어?! 이 녹음기 좋은데요, 카메라는 어떤 모델이죠?”


취재하러 온 나보단 내가 들고 온 녹음기와 카메라에 더 관심을 보인다. 늘 인터뷰를 하는 입장이었는데 막상 ‘받는’ 입장이 되니 낯설다며 자꾸 웃는다. 그러면서도 주어진 질문에 성실하고 진솔하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 참 일품(一品)이다. 이야기를 ‘듣는’ 재주 뿐 아니라 이야기를 ‘하는’ 재주도 남다르다. 정인숙(희망제작소 시니어 기자단)씨와의 인터뷰는 이처럼 감탄의 연속이었다.

 

 유한 이미지, 너그러운 인상, 날렵한 몸매의 정인숙 씨는 '소박한 삶'을 추구하는 시니어기자다.


인생의 이모작, 그 첫 발을 내딛으며


정인숙(51)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평범한 교사였다. 교직에서 함께 일했던 남편과 은퇴한 것은 지난 2월. 27년간 천직으로 여겼던 직업이었다. 하지만 남편이 교직생활을 힘들어하는 것을 보면서 함께 퇴직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함께 살아왔고, 가장 힘든 시기에 함께 해야겠다는 마음에 함께 은퇴를 결심한 거죠.”


평소 은퇴 이후 시민단체에서 일을 해야겠다는 계획이 있었기에 시니어 기자단의 일원이 된 것은 ‘필연’ 아닐까.


“나름대로 혜택을 받은 세대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했고요. 퇴직 이후 시민단체에서 일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그 찰나에 희망제작소를 만나게 되었죠.”


그래서 3월부터 시작한 일이 희망제작소 안에서 NPO단체를 취재하는 시니어기자단 활동이다. 물론 시작이 쉽진 않았다. 50을 넘겨 시작한 시민기자가 만만할 리 없었다. 그럼에도 직업특성상 몸 깊숙이 체득된 ‘들어주는’ 기술은 취재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 일이 지속적으로 글을 쓰고 사람을 만나다는 점에서 참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활동하는 분들을 만나면서 배워야 할 것도 늘어나고요.”


51살, 정씨의 인생 이모작은 이제 막 첫 스타트를 끊었다.


언제나 ‘연습’하고 어디서나 ‘성실하게’


평소 책 읽는 습관은 정씨의 필력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것이 힘이 되어 기사작성도 어렵지 않게 하고 있다고. 그럼에도 정씨는 끊임없이 노력한다.


“책 읽는 걸 좋아해요. 또 책 읽는 것은 그 연습에 많이 도움을 줍니다. 시간이 되는대로, 그리고 기사를 위한 책이라면 시간을 내서라도 읽으려고 노력합니다.”


좋아하는 일은 독서뿐만 아니다. 그림 그리기, 답사 가기, 여행하기, 농사짓기. 이 많은 활동들을 하고 있는 정씨지만 마감날짜를 어긴 적이 한 번 없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보다 더 일찍, 더 많은 기사를 쓴다. 비결을 묻자 오랜 직장생활이 ‘성실함’을 몸에 배게 했다고 대답한다. 늘 꽉 짜인 생활을 하다가 시간을 자유롭게 쓰게 되면 너무 한가할까 걱정은 기우였다.


“다양한 활동을 즐겁고 행복하기 위해서는 그 일에 관해 늘 연습하고 성실하게 임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아요.”


‘역시’하는 감탄이 또 절로 나온다.


또래의 50대 자원활동가들로부터 배운다
정씨가 지금까지 취재한 NPO단체들을 보면 환경, 아동, 지역, 교육 등 분야가 굉장히 다양하다.


“처음이니까 모든 분야를 한 번씩 경험해보려고 해요. 하다보면 아무래도 관심분야가 생길 거예요. 그럼 그 때부터 전문적으로 한 분야를 해볼 생각이에요. 아직은 배우는 시기라고 생각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분들을 만나고 싶어요.”


특히 기억에 남는 단체는 없냐고 묻자, “기억에는 다 남는걸요.”하며 웃는다. 물론 특별히 공감하는 활동가는 있었다고 한다.


“궁궐 지킴이, 박물관 유물 해설가, 노인복지센터 활동가. 이 분들이 모두 50대 활동가였어요. 어쩌면 그렇게 열정적으로 일하시는지 정말 많이 배우고 왔어요. 꾸준히 활동하며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힘이 나더라고요. 마음이 참 좋았어요.”


정씨는 그들을 보며 한 달에 2편, 일 년에 20편, 5년에 100편의 기사를 쓴다는 자신의 다짐을 다시 한 번 되 뇌였다고 한다. 선한 눈매가 그 이야기를 할 때만큼은 날렵하게 변한다.


 

아힘나 평화학교 윤종태 교장 이야기를 받아 적고 있는 정인숙 시니어 기자의 모습.윤 교장 역시 희망제작소에서 행복설계 아카데미 과정을 수강한 후, NPO에서 인생 후반전을 새롭게 시작했다.


‘먹고사니즘’에서 탈피한 나만의 철학 가져야


하루하루 바쁘지만 정씨는 꼭 하루에 얼마만큼은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혼자 생각할 시간이 있어야 나를 조절할 수 있고 지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


“사람들은 ‘먹고살기 힘들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만나는 일을 소홀히 합니다. 누군가를 만나고 대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면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는 노력이 있어야 인생의 이미를 찾을 수 있어요. 한마디로 나만의 철학이 만들어지는 거죠.”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그의 인생목표는 크고 화려하지 않았지만 깊고 원숙한 것이었다. ‘내 몫을 다하며 하루하루를 살자’는 것. 그 깊고 원숙한 꿈을 위해 정씨는 오늘도 취재를 가고 글을 고치고 또 고친다.


기자는 ‘발’로 뛴다고들 한다. 그래서 기자가 취재 가는 곳곳에는 기자만의 발바닥 기록이 남는다. 인생의 이모작을 기자로 다시 시작하는 정인숙씨, 그가 가는 곳곳마다 소중한 발바닥의 기록이 또렷이 남기를 바란다. 더 선명히, 더 많이 발바닥 자국이 선명했으면 좋겠다. 열정적으로 일하고, 여유롭게 살아가는 그의 모습을 시니어기자단의 이름으로 오랫동안 보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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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구의회가 구민을 사랑한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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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했지만 그저 이렇게 멀리서 바라볼 뿐 다가설 수 없다"고 노래하는 사람이 김광석 말고 여기 또 있습니다. 바로 미국산 쇠고기를 반대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6월16일과 7월1일 두 차례나 부결시킨 강북구의회 의원들입니다. 이들은 4일 강북구의회를 찾은 시사IN 인턴기자들에게 "그래도 구민들을 생각하는 우리 마음을 알아달라"고 말했습니다.

강북구의회 의원들은 한나라당 7명, 통합민주당 6명, 진보신당 1명으로 모두 14명. 그런데 진보신당의 최선 구의원이 지난 6월 5일 '구립 어린이집과 구청 구내식당 등, 관내 공공 급식 분야에서 미국산 쇠고기 사용을 금지하자'는 내용의 결의안을 강북구 의회에 냈습니다. 그런데 이 결의안이 찬성3, 반대9, 기권2표로 부결되면서 문제는 붉어졌습니다.

이 사건을 두고 구의회 의원들이 당시 의정비 인상반대를 홀로 주장하던 최선 의원을 경계한다는 말도 들렸고, 의회에서 논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이유야 어쨌든 이날부터 강북구의회 게시판에는 "너희들이 정말 구민을 위한 사람들이 맞냐?"(안혜리씨), "강북구를 망신시키러 모인 분들 같다"(박지선씨), "구의원 딱지 떼고 물러들 나시오"(신광식씨) 같은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한나라당 소속 의원 5명과 통합민주당 소속 의원 4명이 "광우병으로 의심되는 쇠고기 사용 금지 결의안"을 본회의에 제출합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광우병으로 의심되는 쇠고기 사용 금지 결의안

1. 강북구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미국산 수입 쇠고기의 광우병에 대한 안전성 확보를 해줄 것을 결의하고

2. 현재 진행되고 있는 추가 협상이 우리 정부가 원하는 대로 협상이 되더라도 광우병에 대한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구민 건강 관리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촉구하며

3. 강북구 의회는 우리 35만여 강북구민들이 미국산 수입 쇠고기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한 제반의 모든 행동을 강북구민과 함께 할 것을 밝히며 정부에 강력하게 촉구를 결의하는 바입니다.
 

서울특별시 강북구의회 의원

전화 인터뷰에 응한 한나라당 소속 의원은 "최선 의원의 결의안은 관내의 어린이집 등 일부에만 적용된다. 민간 부문까지 포괄하는 보완이 필요했다"며 결의안을 제출한 의도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위의 결의안은 다소 두루뭉수리 합니다. 한나라당의 공식입장과 한 치의 다름도 없지요. 

결국 민주당 의원 4명이 이 결의안을 철회했습니다. 이들은 "결의안의 강도를 세게 하자는 의견이 있었다"라며 철회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리고는 민주당 의원 6명이 새로운 결의안을 제안했는데, 앞서 부결된 최선 의원의 결의안에 통합민주당의 요구 사항인 '가축 전염병 예방법 개정'과 '전면 재협상'을 추가시킨 안이었습니다.

한나라당 소속의 한 구의원은 "민주당 구의원들이 제시한 결의안은 우리 중앙당(한나라당)의 입장과는 어긋나는 것이다. 무기명 투표이기에 우리가 반대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한나라당 당인(당원)인 내가 볼 때 거북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7월1일, 통합민주당 주도로 만든 새로운 결의안은 찬성 7표, 반대 7표로 동수 부결되었고, 두 번째 부결로 강북구의회 인터넷 게시판에서는 또 다시 한바탕 난리가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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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민주당 구의원들은 '보완해야한다'는 이유를 들어 부결시켰던 최선 의원의 결의안을 다시 끄집어내어 통합민주당의 주장을 집어넣은 뒤 결의하려고 하고, 한나라당 구의원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찬성하는 한나라당의 입장 때문에 선뜻 결의안을 가결시킬 수가 없었던 듯 합니다.

미국산 쇠고기 관련 결의안을 최선 의원이 다시 조심스럽게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10일 즈음 강북구의회에서 논의가 이루어질 것 같습니다. 강북구의회 의원들은 하나같이 "구민의 건강을 진정으로 생각한다. 이 점만은 꼭 알아 달라"고 말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잘 모르겠습니다.
<시사IN> 김소라, 송은하, 이재덕 인턴기자




인터뷰의 달인 '거절' 강북구의원 선생


물론 모두 만나리라 기대하진 않았다. 손잡이 없는 뜨거운 냄비는 식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나쁘지 않으니. 그래도 몰랐다. 단 세 명일 줄은. 인터뷰를 요청한 11명의 구의원 중 대면 인터뷰를 응한 사람은 셋이었다. 수차례 다이얼을 돌린 결과, 두 명의 의원은 전화로 짧은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1. 채무가형 달인 : "쇠고기 결의안 부결 관련해 질문을~" 처음엔 받았다. 질의할 내용도 설명했다. 하지만 지금 바쁘니 잠시 후에 전화하라던 'ㄱ'의원은 마지막까지 "고객님의 전화가 꺼져~"로 일관했다. 'ㄴ'의원은 신호음이 가는 도중 폴더를 닫는 과감함도 보였다. 시간 나는 대로 '통화'버튼을 눌렀지만 '통화'는 이루어지지 못했다. 독촉전화 정도는 가볍게 무시해주시는 그대는 진정한 채무자!

2. 미꾸라지형 달인 : 처음 전화를 걸었을 때, 'ㄷ'의원은 장거리 운전중이라 했다. 다시 걸자 귀한 손님 접대중이라 했고, 그 다음엔 전화 받을 시간이 없다 했다. 반면 'ㄹ'의원은 인터뷰를 약속했다. 허나 약속시간 30분 전 확인 전화를 걸자 지방에 급한 일이 있으니 다른 의원을 만나라고 권했다. 사실 확인은 할 수도 없지만, 중요치도 않다. 사실이든, 아니든 어려운 상황을 모면하는 그대의 위기 관리 능력만큼은 Perfect!

3. 벽창우형 달인 : 'ㅁ'의원에겐 말 한마디 제대로 걸지 못했다. 이쪽 소개가 채 끝나기고 전에 "나는 언론을 믿지 않는다"라고 선언했기 때문. 그러더니 빠른 속도로 전화는 끊겼다. 내공을 보니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다. 상대방의 의견을 완전히 압도하는 그대의 대화기술은 거의 ART의 경지!

4. 방관자형 달인 : 운 좋게 약속도 안했는데 'ㅂ'의원을 만났다. 'ㅂ'의원은 통화 중이었다. 통화를 끝낸 'ㅂ'의원에게 '결의안 부결'에 대해 물었다. "그건 내가 대답할 게 아닌데..." 책임을 묻는 것도 아닌데 무조건 아니란다. 다른 질문을 하자 "나는 상관없는 사람이다"라고 받는다. 나서야 할 때와 아닌 때를 완벽히 구분하는 그대는 타이밍의 귀재!

<시사IN> 송은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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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힘으로 촛불소녀를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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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보자마자 “아~~”합니다. 사진 찍느라 분주한 모습들입니다. 무엇보다 밝고 예뻐서 좋습니다. 시국법회추진위원회가 선보인 ‘연등소녀'가 인기 만점입니다.

전통등으로 다시 태어난 촛불소녀는 여전히 다부진 모습입니다. 이 작품은 ‘한국전통등연구원(www.korealantern.com)의 백창호 선생님이 만든 작품입니다. 시간이 촉박했음에도 촛불소녀를 그대로 재현해 냈다고 시국법회추진위원회 안에서도 칭찬이 자자합니다. “부처님의 힘으로 촛불소녀를 지켜내고 싶다는 이미지를 형상화 했다” 시국법회추진위원회의 이우용씨의 설명입니다.

'연등소녀' 전통등은 나무를 갈아 뼈대를 만들고 한지를 손수 붙여 만든 등입니다. 과정 하나하나에 정성이 배어 있습니다. 그런 정성으로 촛불소녀가가 연등소녀로 다시 태어났으니 시민들의 반응도 뜨거울 수밖에요. 김인자씨는 “완벽하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습니다.

연등소녀가 들고 있는 것은 연꽃입니다. 연꽃은 진흙 속에서 봉오리를 틔는 꽃입니다. 혼탁한 세상에서 향기로운 꽃을 피우는 시민들의 모습과 참 많이 닮았습니다.

<시사IN> 인턴기자 송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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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에서 술을 치우라는 아저씨,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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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치워라.”
다소 거친 피켓을 들고 시청광장에 서 있는 분이 있습니다. 6월 말부터 촛불집회 때마다 이 피켓을 들고 있는 경원식씨(39)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술을 판매하는 천막 앞에서 팻말을 들고 있습니다.

5월 말부터 집회를 나왔다는 경씨는 어느 날 술을 마시고 감정적으로 일어난 폭행사건을 목격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술을 마시지 않아도 새벽이 되면 예민해진다. 술을 마시게 되면 더 그렇다. 한두 잔 가볍게 마시는 것은 좋지만 만취상태가 돼서 대화가 통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좋은 의도의 집회이니 만큼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가기 위해 이 일을 한다고 덧붙입니다.

술을 파는 상점 주인들은 난감합니다. 상인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피합니다. 경씨는 상인들에게 술 판매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 있습니다. 약속하지 않을 경우, 그 상점 앞에서 피켓을 듭니다.

집회 현장을 청소하는 사람, 음식을 지원하는 사람. 경씨는 자신이 하는 일이 이들처럼 집회를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일이라고 자신합니다.

<시사IN> 인턴기자 송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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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없어도, 우리의 눈 속에 촛불이 있습니다.”
- 82cook 김기영씨 인터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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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걱정만 했다. 푸념만 늘어놓았다. 그러다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82cook 김기영씨(34). 그는 그렇게 조선일보에 광고를 주는 광고주에게 하루 한 번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네 살배기 아이를 둔 평범한 아줌마가 조선일보 불매 운동을 위해 하루 한 번 숙제(광고주에게 전화하기)를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김기영씨(34)는 요리 살림 전문 사이트 82cook 회원이다. 82cook은 ‘양파즙 잘 내는 방법’에서부터 ‘아이들 이유식 잘 만드는 법’까지 요리, 육아 살림에 관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실용정보 사이트다. 김씨는 이곳에서 주로 음식 조리법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자 요리에 관심이 많던 이 사이트의 회원들도 덩달아 고민이 시작되었다. ‘미국산 쇠고기 들어오면 어쩌지? 도시락 싸줘야 하나?’ 이런 고민들이 깊어지던 찰나에 조선일보에서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주장을 펴는 것을 본 회원들은 조선일보를 불신하게 되었다고 한다. 김씨는 “그래서 조선일보에 관한 글들이 자유게시판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다. 내가 소비자다. 상품 구입비 중 일부가 광고비인데 소비자인 내가 이것을 거부하는 것이 잘못된 건가. 그런데 이것을 두고 조선일보가 우리에게 공문을 보내왔다.”

그 이후 과정은 언론에 나온 대로다. 82cook 회원 중 일부는 공문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 열었고, 이를 두고 조선일보 측에서 다시 82cook측에 성명서를 보내왔다. “한 번에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길게 호흡하고 앞으로도 숙제를 계속해 나가겠다.” 김씨는 변화는 한 번에 올 수 없다고 강조했다.


토론회가 끝나고 오후에는 촛불 집회에 나가겠다는 김기영씨. 그는 이명박 정권을 세차게 꼬집었다. “이명박 대통령을 쥐에 비유하는 이야기가 많은데, 타조로 바꿔야 할 것 같다. 타조는 머리만 처박으면 엉덩이까지 가려지는 줄 안다. 하나의 거짓말로 국민 모두를 속일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오랫동안 82cook 회원으로 활동한 김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사람들이 오프라인 밖으로 나와 서로 연대하는 모습은 분명 커뮤니티의 ‘진화’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촛불이 꺼지는 수는 중요하지 않다"라고 말한다. 손에 촛불을 들지 않아도 모든 사람들 눈속에 촛불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혹시 촛불이 사라진다고 해도 촛불을 들었던 경험이 언제든지 다시 촛불을 들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김기영씨의 '숙제'하기가 꽤 오래 지속되지 않기를 바란다.

<시사IN> 인턴기자 송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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